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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잡담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단상

 

 

최근 카카오톡이 개인사생활 검열 이슈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문제가 된 발단은 검찰이 카카오톡 서버를 압수수색한 일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카카오 측에서 대응이 검찰이 영장을 들고 왔을 때 협조할 수 밖에 없다

의 어조로 해명했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고, 사람들은 급기야 텔레그램이라는

카카오톡의 대항마격인 메신저를 찾아내어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도 텔레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해 보았는데요,

사실 카카오톡의 대항마라고 보기에는 사용이 좀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카카오톡 메신저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지만,

텔레그램이 우리나라 정서와는 인터페이스가 약간 다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카카오톡의 인터페이스가 잘 정돈되어 구성된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라면,

텔레그램은 화이트보드에 자유롭게 휘갈긴 직관적인 느낌의 인터페이스랄까요?

이런 느낌은 제가 Whatsapp등의 외산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받았던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렇게 익숙하지 않은 텔레그램에 사람들은 왜 그렇게 열광하는 것일까요?

물론 텔레그램이 외산메신저이고 문제가 되었던 검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

하나의 이유겠지요. 하지만 그것 뿐만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카카오톡의 대안 메신저로 텔레그램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을 때

텔레그램 개발자인 파벨 두로프의 일화를 듣습니다.

러시아의 페이스북이라는 브콘탁테를 설립하여 억만장자가 된 파벨두로프가

러시아 정부의 SNS 사용자의 개인정보 공개요구를 거부하고 러시아를 떠나

자유를 찾아 망명한 일화를

 

이러한 일화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인식을 심어주죠.

 

아 저런 철학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메신저 서비스라면 내 사생활이 보장될 수 있겠구나.”

 

카카오톡에서 초반에 보여주었던 검찰이 영장을 들이미는데 어쩌란 말인가라는

대응과는 아주 다른 대응방식이지요.

 

물론 카카오측의 말도 맞는말입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검찰 수사에 협조할 수

밖에 없는일은 어찌보면 한국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믿고있는 수많은 사용자들에게 보여주는 카카오측의

태도가 중요했던 것이지요.

 

사실 우리들은 카카오톡 대화가 완전한 비밀이 아니라는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심심찮게 봐온 불륜과 연관된 카카오톡 복구 기사에서도 알 수 있었고,

세월호 참사때는 학생들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복구해서 구조에 활용하기도 했지요.

 

어쩌면 이렇게 우리가 이미 알고 있음에도 이토록 화가났던 것은 아마도

친숙한 카카오톡에 가졌던 믿음이 깨어져 버린 것, 그리고 내게 해가 될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카카오의 대응방식은 우리들의 흔들리는

믿음을 잡아주지 못했고 불안감만 더 키우고 말았죠.

 

결국, 오늘 다음 카카오측에서는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앞으로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위해 최우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발짝 발전된 대응인 것이지요.

 

사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카카오톡이 좀더 진실된 마음을

사용자들에게 보여줄 때 만이 흔들렸던 사용자들의 믿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카카오톡이 훨씬 유리하겠지만 사람 마음 삐치면 돌리기 쉽지 않으니까요^^

전 개인적으로는 국산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좀더 성숙한 모습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네요.